
생물권보전지역(Biosphere Reserves)은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면서 지속가능한 이용을 조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생태계를 대상으로 유네스코가 지정한 육상, 연안 또는 해양 생태계”입니다. 산업화와 발전이 강조되던 1970년대에 유네스코는 자연보전과 더불어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생물권보전지역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생물권보전지역은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도록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역사회 발전을 추구하는 곳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학습장’이라고 불립니다. 생물권보전지역은 보전, 발전, 지원 등 3가지 기능을 지니며, 이를 잘 수행하기 위해 3가지 용도구역(핵심, 완충, 협력)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생물권보전지역

설악산[1982년 지정, 2016년 확대]
설악산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지정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인데요, 설악산국립공원 전체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설악산국립공원에는 천연보호구역을 포함해 10종의 천연기념물이 지정돼 있으며, 산양 등의 멸종위기종과 눈잣나무 같은 희귀종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설악산국립공원은 생물권보전지역의 가치와 특성을 알리고 지역사회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해설, 시민대학, 자원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관리 주체와 지역사회의 효과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해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기능하고 있습니다.

제주도[2002년 지정, 20219년 확대]
제주도는 화산활동에 의해 여러 지형이 형성되어 섬 전체의 생태계와 생물종이 매우 다양합니다. 섬 중앙에 자리 잡은 한라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해발고도에 따라 다양한 기후 특성을 지니고 있지요. 제주도는 이러한 독특하고 다양한 동∙식물종과 자연환경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002년 12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습니다. 또 2019년에는 독특한 지질적 특성을 지닌 곶자왈과 추자도, 우도를 포함한 도 전체로 생물권보전지역이 확대되었지요. 이로써 제주도 생물권보전지역은 한라산을 비롯해 360여 개의 오름은 물론, 세계적으로 보전 가치가 높은 연산호 군락지가 있는 서귀포 해양도립공원까지 포함하게 됐습니다. 제주도 생태관광은 지역주민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생태해설사 교육을 받은 지역주민들이 주요 관광지에서 방문객에게 생물권보전지역을 소개하며 체험 활동을 이끌고 있지요. 또 생태관광 전문여행사가 사회적기업으로 설립돼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생물권보전지역 브랜드를 활용하는 사업도 펼치고 있는데요, 지역특산물에 이 브랜드 로고를 부착해 상품 가치를 높이는 등 농업인 단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생물권보전지역 간의 국제협력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세계 섬·연안 생물권보전지역 네트워크’ 사무국을 스페인(메노르카섬)과 함께 운영하면서 참가국들과 경험을 공유하며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신안 다도해[2009년 지정, 2016년 확대]
신안다도해 생물권보전지역은 한반도 서남해의 크고 작은 1,000여 개의 섬과 갯벌, 바다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갯벌의 생물다양성과 함께 염전, 전통 방식 양식, 맨손어업 등 자연과 공존하는 갯살림 문화가 가장 큰 특징입니다. 신안다도해의 우수한 자연환경은 장도 및 증도 람사르 습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보전지역인 칠발도 바닷새번식지, 다도해해상국립공원, 갯벌도립공원을 비롯해 30개소의 환경부 특정도서, 습지보호지역, 해양보호구역, 천연기념물 등으로 지정돼 보전되고 있습니다. 특히 면적이 약 1,100㎢에 이르는 갯벌 습지보호지역은 국내뿐 아니라 황해지역에서 가장 큰 보전지역에 속하는데요, 서천-고창-보성·순천의 갯벌과 함께 ‘한국의 갯벌’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라 있습니다. 이 지역 주민들은 대부분 친환경 방식으로 농업을 하고, 생산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전통 방식인 지주식 김 양식으로 건강한 김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또한 맨손으로 잡는 낙지잡이와 천일염을 생산하는 염전은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지요. 이와 같이 신안군은 우수한 자연환경과 더불어 사는 지속가능한 문화를 이루어가고 있습니다.

광릉숲[2010년 지정]
광릉숲은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지정된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꼽히는 곳입니다. 조선시대부터 왕릉의 부속림으로 엄격하게 관리되어 550년간 보존돼 온 천연림과 그 주변을 둘러싼 인공림 등으로 이루어져 있지요. 광릉숲에는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이 무단 벌채와 산불을 감시하며 가꾸고 지킨 역사가 깃들어 있는데요, 수도권에서 가까워 휴양을 위해서도 좋은 장소입니다. 광릉숲에 위치한 국립수목원에서는 생물다양성에 대한 교육과 식물자원 보존 및 관리, 생물상 조사 등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립수목원을 방문하려면 사전예약이 필요한데요, 광릉숲의 보존을 위해 하루 최대 5,000명 이하로 입장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또한 경기도는 광릉숲생물권보전지역 관리위원회, 주민협의회 등을 구성해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광릉숲의 보전과 홍보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지역민의 사업 참여 기반과 활동 보장을 위한 주민참여형 공동체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고창[2013년 지정]
군 전체가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고창은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곳입니다. 선운산도립공원을 비롯해 고창·부안 갯벌 람사르 습지, 동림저수지 야생동식물보호구역,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고인돌 유적 등을 품고 있어 빼어난 자연과 문화 및 역사 자원을 자랑하지요. 풍부한 자연자원을 바탕으로 갯벌체험, 염전체험, 습지탐방 등 생태관광 프로그램과 지역 농산물 축제인 복분자 축제와 수박 축제, 고창 청보리밭 축제, 갯벌 축제가 매년 개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태관광과 지역축제는 지역사회의 지속가능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순천[2018년 지정]
순천은 시 전체가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산, 강, 바다, 호수가 잘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환경과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람사르 습지도시’입니다. 특히 8,0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순천만과 동천하구는 국제적 보호종인 흑두루미 등이 찾아오는 대한민국 최대 철새 도래지 중 하나입니다.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흑두루미영농단은 친환경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겨울철에는 철새 지킴이로 활동하며 흑두루미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데요, 이러한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주민 참여는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순천시는 생태계 보전을 통해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순천만 생태관광 수익 일부를 기금으로 조성해 지역주민을 지원하고 있으며, 청년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의 참여를 통해 주민참여 사업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강원 생태평화[2019년 지정]
강원생태평화 생물권보전지역은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 등 강원도 5개 군의 DMZ(비무장지대) 인접 지역에 자리해 있습니다. 이곳은 과거 전쟁과 그 후 냉전으로 인간의 간섭이 최소화되어 생태계가 자생적으로 보전∙복원됨에 따라 현재 높은 생물다양성과 자연∙경관 자원을 보유한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환경부가 지정한 핵심생태축인 ‘DMZ 생태축’과, ‘백두대간 생태축’이 교차하는 대한민국 생태의 중추적 공간이기도 합니다. 강원생태평화 생물권보전지역의 5개 군은 이러한 우수 생태 자원과 평화∙안보 자원, 특산물 등을 활용해 특색 있는 생태평화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지역의 특성을 담은 ‘접경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강원생태평화 생물권보전지역은 ‘자연과 지역주민의 공존’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주민의 참여와 소통을 위한 ‘주민협의체’를 운영해 생물권보전지역의 운영 및 관리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현명한 보전과 지속가능한 발전이 이뤄지는 주민 주도의 선순환적 모델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천 임진강[2019년 지정]
연천임진강 생물권보전지역은 DMZ(비무장지대)를 가로질러 흐르는 임진강과 한탄강을 중심으로 DMZ를 제외한 연천군 전 지역이 해당됩니다. 이 지역은 지질학적으로 특이한 지형과 DMZ 인근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지니고 있으며, 다양한 생물종의 서식지로서 생태적 보전 가치가 높은 곳입니다. 임진강과 한탄강은 화산지형으로, 오랜 세월 동안 강의 침식 과정으로 인해 현무암 주상절리와 용암대지 등 한반도 내륙에서는 보기 힘든 특이한 지형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임진강 주상절리와 재인폭포는 그중에서도 경관이 아름답고 생태적으로도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곳으로 유명합니다. 강 주변에 펼쳐진 퇴적층과 용암대지는 구석기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간에게 살기 좋은 터전을 마련해 주었고, DMZ를 비롯한 연천군 일원에는 두루미, 매, 독수리, 물거미, 삵, 어름치, 황쏘가리, 분홍장구채, 매화마름 등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 등이 다양하게 서식하고 있습니다. 또한 연천임진강 생물권보전지역에서는 비옥한 대지와 알맞은 기후로 인해 콩, 쌀, 사과 등 농산물이 유명합니다. 연천군에서는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연천군의 생태적 가치를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농촌관광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등 지역주민과 함께 생물권보전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완도[2021년 지정]
완도 생물권보전지역의 전체 면적은 403,899ha로 완도 본섬을 포함한 55개의 유인도와 210개의 무인도로 구성되어 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해양생태계보호구역, 국립난대수목원 등 뛰어난 육상·해양 생태계뿐만 아니라,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청산도 구들장 논, 마을숲, 지속가능어업 인증 양식, 해녀 등 지속가능성에 기여하는 사회·문화적 시스템을 크게 인정받아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창녕[2024년 지정]
창녕에 위치한 우포늪은 국내 최대 내륙습지로 큰기러기, 고니, 노랑부리저어새 등의 월동지이자 철새 이동경로에 중요한 곳입니다. 또한 이곳에서 국제적 멸종위기종이자 한반도에서 멸종되었던 따오기를 복원하여 야생방사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우포늪과 억새 군락지로 알려진 화왕산이 창녕 생물권보전지역의 핵심구역이며, 창녕군 전역이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습니다. 영남권에서는 처음으로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으며, 창녕군은 우포늪 보전과 관리 경험을 화왕산 등 전역으로 확장하여 지속가능발전을 도모하고, 생물권보전지역 로고를 개발하여 양파와 마늘, 파프리카 등 지역의 특산품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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